한 고조 유방은 항우와 벌인 수십차례의 전투에서 연전연패하다가 마지막 단 한번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둬 천하를 손에 넣었다.
유방이 천하 무적 항우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한 고조 유방이 천하를 통일 한 뒤, 연회를 베풀었다. 고조가 말했다. "여러 제후와 장군들은 나를 속일 생각을 말고 모두 속마음을 이야기 해보시오. 과연 짐이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며 항씨가 천하를 잃은 것은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이었겠는가?"
이에 고기(高起)와 왕릉(王陵)이라는 신하가 대답하였다.
"폐하께서는 오만하여 다른 사람을 모욕하고 항우는 인자하여 다른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폐하께서는 사람을 파견하여 성을 공략하고 땅을 점령하게 하고 그곳을 그에게 봉하고 능히 천하 사람들과 이익을 함께 나누십니다. 반면에 항우는 현명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질투하고 공이 있는 자를 해치며, 현명한 자를 의심하고 전쟁에 이겨도 논공행상을 하지 않으면 노획한 땅도 나누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그가 천하를 잃은 까닭입니다."
그러자 고조가 웃으며 말하였다.
"그대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오. 군영의 장막 안에서 전략전술을 세워 천리 밖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일에는 내가 장량만 못하며, 나라를 진수(鎭守)시키고 백성들을 위무하며 군량을 공급하고 운송로가 끊이지 않게 하는 일에는 내가 소하만 못하오. 또 백만 대군을 통솔하여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고 공격을 하면 반드시 점령하는 일에서는 한신만 못하오.
이세사람은 모두 호걸 중의 호걸이오! 내가 그들을 능히 임용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을 수 있었던 원인이오. 항우는 범증한 사람이 있었으나 그를 임용할수 없었소. 바로 이것이 항우가 나에게 사로 잡혀 죽은 원인이오."
한 고조 유방은 술과 여자를 좋아하고 자주 술에 취하여 술집에 그대로 누워 잘때가 많았다. 그는 영락없이 동네 건달의 전형이었다. 심지어 항우의 군대에 쫓겨 수레를 타고 도망갈 때도, 그는 수레 무게를 줄여 자기만 무사히 달아나려고 자기의 아들과 딸마저 수레 밖으로 밀어 떻어뜨리려 한 못난 어버지이기도 아였다.
이렇게 많은 약점을 지녔어도, 유방은 자기 옆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인덕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렇게 모여든 인재들이 각자 자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도록 만드는 이상한 매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유방은 살육을 일삼고 잔학했던 항우와 달리 베풀고 인자한 정치를 펼침으로써 가는 곳마다 민심을 얻었다.
반면 힘과 무용을 지닌 천하 명장이었던 항우는 초나라 명문 가족의 후예라는 좋은 집안의 배경과 천하에서 가장 용맹스러운초나라 병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실 객관적 조건으로만 보면 항우는 유방과 비교 가능한 상대조차도 아니었다. 하지만 항우는 자신의 뛰어난 참모들을 활용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들을 의심하고 핍박하여 모두 유방진영으로 가게 만들었고, 오로지 자신의 힘과 무용만을 믿고 포악한 정치를 일삼았다.
유방은 자신의 약점을 뛰어넘는 장점으로 마침내 천하무적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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