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불위는 한나라 양책의 대상인이었다. 그는 여러 나라를 왕래하면 값이 쌀 때 물건을 사놓았다가 시기를 보아 비쌀때 파는 방법으로 천금의 재산을 모았다. 그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기에 견문이 넓었으며, 모든 일에 대한 감식안이 비상하였다.
진 나라 소왕40년에 태자가 죽자, 42년에 차남인 안국군(安國君)이 태자가 되었다. 안국군에게는 20여 명의 아들이 있었지만 총애를 받고 있었던 화양부인에게 아들이 없었다. 그20여 명의 아들 가운데 자초(子楚)라는 왕자가 있었다. 자초의 생모인 하의는 안국군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자초는 별 볼일 없는 존재로 취급되어 조나라에 인질로 보내 졌다. 자초는 사랑받지 못하는 첩의 자신인데다 인질의 몸이었기 때문에 매우 곤궁한 생황을 해야만 했다. 더구나 진나라가 조나라를 자주공격하였으므로 인질로 간 자초는 갈수록 조나라의 냉대를 받아야 했다.
여불위가 어느날 장사일로 조나라 수도 한단에 갔다. 그런데 거기에서 인질로 보내어진 자초를 만나게 되었다. 여불위는 자초를 보는 순간, 이것이 기화(奇貨)이다라고 생간하였다. 자초를 본 여불위는 집에 돌아가 아버지에게 물었다."농사를 지으면 몇 배의 이익이 남습니까?" 아버지는 "글쎄 열배쯤 남을까."라고 대답했다. 여불위가 또 "보물을 갖고 있으면 이익이 몇배나 되겠습니까?"라고 묻자 어버지는 "백배는 되겠지"라고 대답하였다. 여불위가 다시 "그러면 임금이 될 사람을 사두면 이익이 몇배가 될까요?"라 묻자 아버지는 "그야 계산할수 없을 정도겠지."라고 말했다.그러자 여불위가 말했다."농사를 지어서 얻는 이익이란 그저 추위에 떨지 않고 배를 곯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장차 나라의 대권을 움켜쥘왕을 키우게 된다면 그혜택은 두고두고 남을 것입니다. 지금 조나라에는 진나라의 왕자가 인질로 와 있습니다. 저는 이기회를 사놓겠습니다."
여불위는 말을 마치고 곧장 자초를 다시 찾아갔다. 여불위가 큰절을 하면서 자초에게 바싹 다가서며 말햇다. "제가 이제부터 왕자님의 대문을 크게 해드리겠습니다." 자초는 힘없이 웃음을 짓고 말했다. "먼저 당신의 대문을 크게 만들고 나서 나의 대문을 크게 할수 있는 것이겠지요." 여불위는 "공자께서는 잘모르시는 말씀입니다. 저의 대문은 공자의 대문이 커지는 것을 기다려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여불위는 차근차근 말해였다.
"지금 진나라 왕은 연세가 많고 공자의 아버님 안국군은 태자로 계십니다. 안국군은 화양부인을 총애하고 잇는데 그부인에게는 후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후계를 정하는 데는 화양부인의 힘이 크게 작용할것에 틀림없습니다. 공자는 20여명의 형제중 중간쯤 태어나신 분으로 아버님의 관심도 크게 받지 못하고 오랫동안 외국에서 인질 생활을 하고계십니다. 안국군이 왕위에 오르게 되면 당연히 후계를 정해야 합니다.그렇다면 공자의 입장은 항상 옆에 있는 큰 형님이나 다른 형제분에 비해 훨씬 불리 합니다."
자초가 "옳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묻자 여불위는 "공자께는 경제적 여유가 없으시기에 아버님에 대한 선물은 고사하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교제하는 일조차도 어렵습니다. 저도 별로 여유는 없습니다만, 이제부터 제가 가지고 있는 천금의 전재산을 던져서라도 안국군과 화양부인에게 당신을 후계자로 삼으라는 공작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여불위는 자초에게 5백 금을 주어 교제비를 쓰도록 하고, 나머지 5백금으로는 조나라의 진귀한 물건들을 샀다. 그는 즉시 진나라로 가서 선물로 사왔던 물건을 모두 화양부인에게 바치면서 넘지시 떠보았다. "지금 진나라에 계신 왕자님은 각국의 유명 인사들과 널리 접촉하여 그명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총명한 분입니다. 그분은 항상 '화양부인을 하늘처럼 존경한다. 아버님과 부인을 사모하여 밤낮으로 눈물을 흘린다.'고 말씀하십니다."
"듣건대 '색으로 섬기는 자는 색이 쇠하면 사랑도 잃는다.'고 합니다. 지금 당신은 태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후사가 없습니다.지금부터 총명하고 효심이 두터운 분을 골라 태자의 후계로 정하고 그를 양자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태자가 왕위에 오르기 때문에 당신은 권세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영원한 이로움을 얻는다고 합니다. 젊을 때 발판을 튼튼히 해둬야 합니다. 색향이 쇠하고 총애를 잃은 뒤에는 이미 늦습니다. 자초는 총명한분입니다. 그는 형제들의 순서로 보아도 그렇고 생모의 순위로 보더라도 자신이 후계자가 될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당신을 끝까지 섬길 것입니다. 그러니 자초를 후계자로 정해 놓으면 당신은 평생 편안하게 살수 있을 것입니다."
화양부인 이 들이니 그럴 듯했다. 얼마후 화양부인은 태자에게 자초가 총명하며, 또 그와 교제하고 있는 많은 제후들이 얼마나 그를 칭찬하고 있는가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저는 다행히도 태자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아들이 없습니다. 바라옵건대 자초를 후계자로 정하여 저의 장래를 맡길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안국군은 그 청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자초의 명성은 제후들 사이에서 갈수록 높아져 가고 이어 왕위까지 오르게 됐다.
여불위는 사람의 '그릇'과 '가능성'을 알아보는 '눈'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기화가거(奇貨可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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